[정만기의 산업칼럼] 민관간 효율적 역할 정립으로 R&D생산성 제고해야
[정만기의 산업칼럼] 민관간 효율적 역할 정립으로 R&D생산성 제고해야
  • 정만기 (사)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회장
  • 승인 2018.12.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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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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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 위축과 고용둔화 등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필자가 KPC와 공동으로 전국의 중소제조업 50여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산업현장에서는 공장 가동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를 실현해오고 있다. 2013년 이후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세계 1위를 기록한 후 줄곧 우리는 세계 1, 2위의 순위를 보이고 있다. 2016년 현재 한국의 이 비중은 4.24%로 2015년 4.22%보다 더 증가하였으며, 이스라엘 4.25%만이 우리를 앞선 상황이다.1)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 절대 규모는 598억 달러로 미국·중국·일본·독일에 이어 세계 5위를 보이고 있다.2)  
 
R&D 투자는 산업현장의 급격한 노동비용 상승 등 경쟁력 약화를 보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특히, 양적 R&D 투자 확대가 질적 수준 제고로 뒷받침된다면, 노동비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가치 경쟁력 확보도 가능할 것인바, 이는 우선 민관간 R&D 투자의 역할분담에 의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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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과 정부는 어떤 역할 분담을 하는 게 좋을까? 
 
지난해 우리의 총 R&D 투자 중 민간 부담 액수는 52조 3,459억 원으로 전체 75.4%로 나타났다. 정부의 R&D 투자는 총투자의 1/3 수준이나, 복지, 교육 등 의무지출 증가로 인해 정부의 R&D 투자 증가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관간 효율적 역할 정립은 각 부문별 필요 분야에 투자를 집중시킴으로써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R&D는 일반적으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기술인력 이동이나 자료 유통 등으로 특정 기업의 연구개발 결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외부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연구개발 성과의 사용은 비경합적, 비배제적 성질을 갖고 있다. 한 주체가 연구개발  성과를 사용한다 해도 연구개발 성과의 총량은 당초대로 남아있게 되고(비경합성), 외부효과로 인해 타인의 연구개발 성과 사용을 배제하기도 쉽지 않다(비배제성). 거기다가 R&D 투자를 단행하는 현재 시점과 결과가 나오는 미래 시점 간 정보 비대칭성도 시장실패의 일부를 구성하게 된다.

국방, 환경 등 공공분야의 경우는 물론 민간 기업의 R&D도 위에서 지적한 이유로 인해 사회적 필요성 대비 과소투자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1)특허제도 운영, 2) 직접적 R&D 투자나 민간의 R&D 투자 지원 등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만, R&D 투자의 경우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느 분야에 어떤 정도로 투자를 해야 효율적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는 기초·원천연구는 정부가 담당하고, 응용개발 연구는 민간이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에 의한 민관간 역할분담은 구체적 기술개발 수준에서 접근하는 경우 구현하기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기초연구냐 응용개발 연구냐를 구별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은 기초 원천연구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응용개발 연구는 민간재적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의 설득력은 부족해 보인다. 기초연구 결과이건 응용개발 연구 결과이건 간에 연구개발 속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응용개발 연구도 온전히 외부효과와 연구개발 결과 사용상의 비경합적, 비배제적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일부는 시장 성숙도와 연구개발 위험성 정도에 따라 시장 형성 초기에 있고 연구개발 위험성이 큰 분야엔 정부가 개입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주로 민간이 담당하자는 입장이다. 시장 형성 초기 분야는 아직 시장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점, 연구개발 현재 시점과 연구 결과가 나오는 미래 시점 간 큰 정보 비대치성은 시장실패 정도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는 경우, 이러한 분야에 대한 정부 개입은 민관간 효율적 R&D 자원 역할 분담 관점에서 타당해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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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간과 정부 R&D는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가?  

실제 정부의 R&D 투자는 최근 기초연구투자가 증가하고는 있으나 주로 개발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개발 연구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2010년 4조 8,706억 원, 2015년 6조 5,142억 원 이루어졌는 바, 전체 연구 중 개발 연구의 비중은 2010년 35.6%, 2012년 36.1%, 2015년 34.5%를 보이고 있다. 

기초연구는 2010년 2조 8,631억 원, 2015년 4조 3,118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투자비중은 약간 증가 경향을 보이는 데, 2010년 20.9%, 2015년 22.8%를 보이고 있다. 응용연구 투자는 2010년 2조 1,992억 원, 2015년 2조 5,316억 원을 보이면서 비중은 2010년 16.1%에서 2015년 13.4%로 약간 감소세를 보인다. 

한편, 분야별로 볼 때, 2015년 정부 R&D 투자는 IT(정보통신기술), BT(생명공학기술), ET(환경기술), NT(나노기술) 등 시장 형성 초기에 있거나 연구 위험성이 큰 기술에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IT와 ET는 개발 연구에, BT 및 NT(나노기술)는 기초연구에 집중하는 경향이다. IT분야 개발 연구는 전체 중 35.2%, BT 기초연구로 25.3%, ET 개발 연구에 19.9%, BT 개발 연구에 15.7%순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R&D 투자가 기초 원천기술보다는 주로 시장 형성 초기에 있어 미래의 R&D불확실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됨을 보여준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민간 R&D의 경우 기업의 비중은 평균 76.8%로 연구기관(13.2%)과 대학(10.0%) 대비 크게 높은 데, 기업의 R&D 투자는 정부처럼 개발 연구에 집중되나 기초연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기업의 경우 정부 대비 개발 연구에 더 치중하고 있는 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연간 평균 투자비중은 개발 연구 약 70.6%, 응용연구 약 16.7%, 기초연구 약 12.7%를 시현하고 있다. 특이점은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기초연구 14.1%, 응용연구 12.3%, 개발 연구 11.4%로 기초연구 투자 증가율이 높다는 점이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민간기업의 IT 투자는 평균 39.9%, NT는 평균 14.6%, ET는 평균 8.6%, BT는 평균 4.3%의 투자 비중을 보여준다. 아무튼, 이러한 결과는 우리에게 민간의 R&D 투자 관련 두 가지 점을 보여준다. 첫째는 기업은 정부 대비 개발 연구에 더 치중하고 있으나, 기초연구 투자 비중도 상당하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기초, 응용, 개발연구의 구분에 따른 획일적인 R&D의 민관간 역할분담은 큰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정부 대비 민간은 IT, NT 분야에 높은 투자 비중을 유지하나, 투자위험도가 높거나 외국기업 대비 경쟁력이 낮은 BT나 ET 등에서는 낮은 투자 비중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여 민간 기업은 시장 성숙도가 비교적 높거나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R&D 투자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모두 개발 연구에 치중하고 있으며, 기업의 경우 정부 대비 개발 연구의 비중이 매우 높게 유지하고 있다. 한편, 정부와 민간 모두 IT, BT, NT, ET 등 미래 산업분야의 투자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데, 정부는 이런 가운데에도 BT, ET 등 우리의 경쟁력이 취약하여 투자위험성이 큰 분야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는 반면, 기업은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낮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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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 것인가?

이제까지 살핀 바를 토대로 할 때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 방향은 명확하다. 
정부는 기초, 응용, 개발 연구의 형식적, 이론적 구분에 집착하지 말고, 막대한 투자 필요성으로 인하여 연구개발의 위험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분야의 경우엔 우리의 대기업들조차 글로벌 다국적 기업 대비 취약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없다면 미래대비가 쉽지 않을 것이다. IT, BT, NT, ET 등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R&D 투자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한편, 중소중견기업의 경우에도 시장 형성 초기에 있고 R&D의 위험성이 높은 분야 위주로 투자지원이 이루어져야 함은 당연한 논리의 귀결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개발 역량이 취약한 점과 연구개발의 공공재적 특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다소간 시장이 성숙되고 연구개발의 위험성이 적은 분야라도 어느 정도 정부가 개입하여 지원해줄 필요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이상적인 민관간 역할분담은 정부의 직접적 연구개발 참여가 아니라 R&D의 외부효과를 차단하고 현재와 미래 간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함으로써 시장에서 R&D 투자가 사회적으로 원하는 만큼 원활히 이루어지는 상황일 것이다. 이상적 상황이긴 하나 이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정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의 결과물을 온전히 그 기업이 전유할 수 있도록 특허제도 운영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허심사의 효과성을 높이고 특허권 보호를 위한 집행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외국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이 개발해놓은 기술을 불법하게 탈취해가지 않도록 산업기술보호제도도 한층 강화하여 집행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연구개발 관련 정보 비대칭성 완화를 통한 민간기업의 투자 유인을 위하여 정부는 주기적으로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의 유망산업과 기술을 발굴하여 업계에 전파하는 한편, 산학연 R&D 네트워크로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또 AI, 빅데이터, 유전공학 등 미래 성장산업 위주로 특히 질 높은 연구인력 양성을 확대하는 공과대학 혁신 등 질 높은 기술 인프라 확충에도 지속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 역할 분담에 의한 우리 R&D 생산성의 획기적 제고를 기대해본다.

 

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6년도 연구개발 활동 조사 결과

2) 미국이 1위로 2015년 연구개발 투자 총액 은 5,028억달러로 우리나라 연구개발투 자비 대비 8.4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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