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평론] 내면의 조형성으로 표출된 수준 높은 형상미
[작품평론] 내면의 조형성으로 표출된 수준 높은 형상미
  • 장준석 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연구소장
  • 승인 2019.01.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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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국가 간 교류가 증대하여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도 빠른 속도로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의 접변에 의한 문화 예술의 동화와 더불어 정체성을 지니지 못한 예술인들도 있다. 우리의 조형성에 대한 깊은 사색 없이, 뉴욕을 중심으로 한 현대미술의 외양만 추종하는 일부 전문가나 중견예술인들이 그 예이다. 우리의 문화나 예술을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부지불식간에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이는 오늘의 우리 시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세계화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에 우리 미술이 바람직한 모습의 세계적인 미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적인 자주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세계 미술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율성과 창의적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세계의 문화, 경제, 정치는 창의성과 자주적 문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며, 이는 국가적 역량과도 직결된다.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전시장 내부 (출처: 윤승갤러리)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 구축에 힘쓰는 가치창의재단과 윤승갤러리

올봄에 설립된 ‘가치창의 재단’은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매우 적절하며 건설적이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는 한국의 미술이 마치 세계의 주목을 받는 K팝처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미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건립된,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미술 관계 재단인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가치창의 재단 산하 윤승갤러리에서는 이번에 K-painting 신진 작가 공모전을 기획하게 되었다. 한국미술이 명확한 정체성과 더불어 세계 미술 문화가 주목하는 미술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고자 한 것이다. 

이번 K-painting 신진 작가 공모전에서 선정된 김기섭, 백정희, 정미정, 정성원, 홍순용 등은 앞으로 한국미술의 발전에 훌륭한 동력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섭 작가, Internal Landscape Series 56 (출처: 윤승갤러리)
김기섭 작가, Internal Landscape Series 56 (출처: 윤승갤러리)

 

김기섭 작가, 독특한 색감과 조형성

김기섭은 기대가 되는 청년 작가로서 Pratt에서 공부하였으며, 현대성이 풍부하면서도 한국의 정체성이 흐르는 작업을 한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자연 풍광은 보이는 그대로를 드러낸 모습이 아니다. 자연의 외적인 모습을 자신의 내면에서 새롭게 표출해낸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며, 독특한 색감과 조형성에서 현대 평면 페인팅의 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정성원 작가, Antic and Utopia (출처: 윤승갤러리)
정성원 작가, Antic and Utopia (출처: 윤승갤러리)

 

정성원 작가, 순수한 동심의 세계

정성원은 현대 문명의 발달로 더욱 각박해져만 가는 인간성의 회복 및 휴머니즘적인 면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청년작가라 할 수 있다. 맑은 인간의 본모습을 회복하고자 깜찍한 토끼의 모습을 그린다. 이 토끼를 통해 사람들의 입가에서 볼 수 있는 미소와 더불어 순수한 동심까지 드러내고자 기대한다. 그래서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색들은 동심처럼 맑고 밝다. 세련된 회화 기법의 패턴 속에서 드러나는 한국의 맑은 자연처럼 아름다운 색감들이 자연스럽고도 진지하여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홍순용 작가, Dear (출처: 윤승갤러리)
홍순용 작가, Dear (출처: 윤승갤러리)

 

홍순용 작가, 균제와 균형

홍순용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균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병자가 있으면 건강한 사람이 있고, 펼쳐짐이 있으면 줄어듦이 있으며, 이로운 것이 있으면 해로운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 역시 이러한 균형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그 내면에 잠재된 순수성에 주목하여 왔다. 작가는 그 순수성을 동물의 형상으로 상징화하며, 삶을 바라보고 재해석하면서 독특한 조형성이 담긴 작품들을 제작하여 왔다. 이번에 전시된 <Dear>는 사람들의 내면 깊은 곳에 존재하는 순수성을 조형화시킨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의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평온함과 즐거움을 주며 마음의 안식처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독특한 동물의 형상은 균제가 잘 이루어진 조형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정미정 작가, Remembrance (출처: 윤승갤러리)
정미정 작가, Remembrance (출처: 윤승갤러리)

 

정미정 작가, 기억의 재구성

정미정은 ‘기억’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머릿속이나 마음에 남은 이 기억을 조형화시키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기억을 보다 기억답게 조형화시키기 위해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한다. 이 매개체를 편집하거나 이미지화하여 재구성한 중첩된 평면에 주목해 온 것이다. 중첩된 평면은 하나의 선명성을 확보하기보다는 움직이거나 상이 흔들리듯이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독특한 형상미를 갖게 된다. 내면에 잠재되어 왔던 기억을 현실 속에 드러내고자 그 일부분을 지우거나 혹은 희미하게 표현한다. 작가의 그동안의 사색과 고심한 흔적이 평면 속에 함께하면서 조형적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백정희 작가, 픽셀산수 (출처: 윤승갤러리)
백정희 작가, 픽셀산수 (출처: 윤승갤러리)

 

백정희 작가, 자연과의 조화

백정희는 제주의 자연 풍광을 자신의 내면에서 체험하고 사색하여 독특한 조형성을 보여준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섬이라는 자연의 중요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조형성을 나름대로 이끌어 낸 경우라 하겠다.

전반적으로 이번 K-painting에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 성향과 조형성은 한국인의 조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비록 아직 어린 청년 작가들이지만 조형적인 의도와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며 그 선명성이 두드러진다는 것과 독특한 조형성을 고심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글: 장준석 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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